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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빌라이저(Stabilizer)의 중요성

서 우 진 2012. 8. 22. 05:25

Stabilizer는 "안정화 장치, 도구" 정도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전자회로, 항공기 안정판, 카메라장비 등등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자동차 서스팬션에 있어서는 "차체의 좌ㆍ우간 독립적인 움직임을 억제하는 막대기"정도로 정의될 수 있겠지요. "ㄷ"자 모양의 탄성 강재를 좌우 바퀴 사이에 배치하고 한 쪽 바퀴의 상하 움직임을 다른 쪽 바퀴에 전달함으로써 일관된 운동특성을 갖도록 만들어 줍니다. 동작원리라는 것은 그 구조 만큼이나 간단하지요.(서스펜션에 대해 이전 블로그 포스팅 참조하시면 이해가 더빠름니다.)


이해 편의를 위해 두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차가 달리고 있는 중 과속방지턱을 만났고(감속하지 않는 조건) 오른쪽 앞바퀴만 턱의 꼭지점에 올려진 순간을 생각해 봅니다. 차체는 노면과 정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가정하지요. 위쪽 방향으로 바퀴가 움직일 때 그 힘은 완충스프링에 직접 전달됨과 동시에 컨트롤-암에 연결된 "ㄷ"자 모양의 스태빌라이져 한쪽 끝에도 전달됩니다. "ㄷ"자의 한쪽 끝이 움직이는 셈이므로 이것은 마치 손으로 크랭크를 돌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즉, 단단한 봉이 반대쪽 바퀴를, 움직이는 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운동하도록 만듭니다. 그렇다면 여차 저차 좌우 바퀴의 절대높이 차이는 최소화되겠지요?

좌우 바퀴의 절대 높이가 다를 경우, 예를 들어 스태빌라이져가 없는 경우에는 꼭지점에 있는 바퀴쪽에 가해지는 힘(충격)을 그쪽 완충장치들이 소화해야 하고 소화할 수 없는 경우는 차체가 끼우뚱~ 거리게 될 것입니다. 승차감은 물론 주행 안정성이 좋아질 이유가 없습니다. 더불어 스태빌라이져는 전해지는 힘을 분산, 소화하는 임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봉이 움직일 때 반대편 바퀴를 쉽사리 들어 올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봉이 비틀립니다.

다음으로, 100km/h 정도의 속도로 달리다가 90도 정도로, 왼쪽으로 급히 꺽어지는 도로를 만났다고 해보지요. 차의 무게중심(Center of Gravity)은 정확히 차체 중앙에 있다고 가정합니다. 무게중심이 바깥으로 이동하는 순간, 오른쪽 앞바퀴에는 대단한 에너지(무게, 힘)가 전가될 것입니다. 이것은 서스팬션의 입장에서라면 마치 높은 장애턱을 "턱~" 치고 지나가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물리적인 힘의 크기가 같다고 하면 그 방향이 다를 뿐이지요. 어쨋든 이때의 힘은 스태빌라이져를 통해 반대쪽 바퀴를 움직입니다.

이 순간, 만일 스태빌라이져가 없다면 정면에서 바라본 차체의 모양새는 오른쪽이 왼쪽에 비해 크게 아래로 내려간 형태가 될 것입니다. 실은 무게중심 이동으로 오른쪽이 들어 올려진 상황이겠군요. 그 만큼 무게중심의 추가이동이 용이하며 급기야 차량이 전복될 수도 있겠지요? 반대로 스태빌라이져가 있다면? 두 바퀴의 절대 위치는 최대한 같은 점으로 정해지겠고 무게중심 이동량이 최소화되어 최대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우스게 소리입니다만, 이런 민첩한 보상효과는 "칼질"을 할 경우에도 유리하답니다. 참고로 스테빌라이저와 같은 의미의 안티-스웨이-바(Anti-Sway Bar)라는 용어도 함께 사용합니다. Sway는 "흔들리다", "기운다"라는 뜻.


위에 제시된 사진에서 #1은 탄성강재로 만들어진 스프링입니다. 그냥 만져보면 대단히 무거운 강철재로 보이지만 큰 힘이 가해졌을 때 비틀리고 복원되는 특성이 있지요. #3은 일반 승용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서 스태빌라이져를 이루는 구성품 전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짧은 Link는 허브너클쪽에 연결되고 그 끝은 스태빌라이져-바에 연결되며 반대쪽 역시 마찬가지 방법으로 연결됩니다. 스태빌라이져-바 자체는 브라켓과 부싱(기계적 간섭이 없도록 사용)에 의해 차체 하부에 부착됩니다. 가만 보면... "ㄷ"자 모양으로 생겼지요. #2와 #4는 다른 형태의 것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역시 "ㄷ"자 인것은 매 한가지 입니다.

아무튼, 맥퍼슨이든, 더블-위시본이든 혹은 멀티-링크이든 요즘 나오는 자동차 서스팬션들은 기본적으로 좌-우, 전-후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독립형 서스팬션; Independant Suspension)를 갖고 있기에 꼭 필요한 부품(장치)라고 하겠습니다. 참고로, 스태빌라져의 작동원리와 필요성에 있어서는 흔히 튜닝의 기본품목으로 알려진 타워스트럿(Tower Strut)과는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