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티니 G25 브랜드 세 확장의 첨병
인피니티와 렉서스의 모델들을 만날 때마다 궁금한 것은 왜 엔진이 한 가지밖에 없는가였다. 이들 브랜드는 차체보다 큰 엔진 하나만을 탑재해 강한 이미지를 내 세우는 전략을 사용했다. 그것은 미국시장 전용 브랜드였던 역사 때문이다. 미국의 자동차 유저들은 날카로운 응답성보다는 호쾌한 여유동력을 중시하는 운전습성을 갖고 있다. 그런 미국 자동차 운전자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함이었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디젤엔진 버전도 없다. 물론 판매대수가 많지 않아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구성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제는 달라졌다. 렉서스와 인피니티, 그리고 혼다 아큐라까지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세를 확장해 가는 입장에서 달라질 필요가 있다. 렉서스는 70개국, 인피니티는 40개국에 가까운 나라에 판매되고 있다. 일본 럭셔리 브랜드 중 1986년 가장 먼저 등장한 혼다 아큐라의 행보가 상대적으로 뒤진 것은 연구해 볼만하다.
혼다 아큐라는 1986년에 데뷔했고 렉서스와 인피니티는 1989년부터 미국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미국시장에서의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양산 브랜드인 혼다와 토요타, 닛산이 제값을 받기 위한 전략으로 등장한 것이 시조였다. 초기에는 혼다 아큐라의 판매가 많았지만 20세기 말 토요타의 렉서스가 선두로 치고 올라가며 이들 일본산 럭셔리 브랜드의 글로벌화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들 일본 빅3는 본격적으로 세계시장에서의 존재감 확보를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정작 본국인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은 토요타의 렉서스 뿐이다. 렉서스는 2005년부터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변화의 동인은 물론 중국을 필두로 한 개발도상국시장이다. 개발도상국시장의 소비 특성이 모두 같지는 않다. 중국의 경우는 모든 세그먼트의 모델에 대한 수요가 동시 다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으로 최근에는 소형차 중심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지만 그것은 모터리제이션 태동단계의 공통된 특성이다.
아직은 중국 시장의 특성에 대해 성능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크기에 비중을 두는 미국, 정숙성과 경제성을 강조하는 일본처럼 정의할 단계는 아니다. 그보다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판매대수, 즉 시장 점유율 확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같은 디자인의 모델이라도 다양한 파워트레인의 탑재로 소비자의 폭을 넓히고자 하고 있다.
이미 진출해 있는 시장에서도 수요는 있다. G37은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거기에 ‘좋은 디자인’으로서의 이미지도 강하다. 그러나 굳이 3.7리터 엔진을 원하지 않는 유저들도 있다.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흔히들 말하는 ‘기본형’ 모델의 필요성은 진작부터 제기되어 왔었다.
그런 필요성과 요구가 반영되어 등장한 것이 G25다. 닛산의 입장에서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했을 수도 있고 장기적인 전략의 일환으로 이제 시간이 되었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아직은 유럽 메이커들의 파워트레인 구성과는 다르다. 어느것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핵심은 제품의 단계를 넘어 브랜드가 되기 위해 어떤 전략이 더 효과적이냐 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생각이 메이커들마다 다를 뿐이다.
인피니티 G시리즈는 닛산 스카이라인이 2001년 11대째로 진화하면서 그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레이아웃과 엔진을 채용하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첫 발을 내디디면서 등장한 이름이다. 그때까지 맥시마의 인피니티 버전인 I35가 미들 클래스 모델로서 활약해 왔었다. 거기에 G35가 엔트리카로 새로 등장했고 다시 3.7리터 엔진을 탑재해 진화했다.
G25는 닛산자동차가 인피니티 브랜드의 세 확장에 나섰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동안 구축해 온 강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자 하는 의도가 읽힌다.
게다가 3.7리터 사양에 비해 $8,000 가량의 가격 차이도 주목을 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G시리즈의 디자인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다른 것을 상쇄하고 남을만하다. 판매하는 입장에서야 상급 모델의 판매 이익이 더 크겠지만 소비자들은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G25의 가치는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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