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n Sizing & Down Speeding. 폭스바겐 TSI!
차체 경량화와 엔진 배기량의 소형화, 엔진회전의 저감.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을 막론하고 2010년을 전후해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트렌드다. 엔진 배기량을 낮추면 그만큼 연료소모가 줄어 든다. 엔진회전이 저감되면 역시 그만큼 실린더 내에서 폭발회수가 줄어 연료 효율은 높아진다. 그것을 한마디로 효율성(Efficiency)라고 표현한다.
요즘 등장하는 독일 메이커들의 모델들은 중대형 배기량의 엔진은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이 1,500rpm 전후 또는 그 아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운 사이징 못지 않게 중요한 내용이다. 엔진회전이 낮더라도 토크감이 줄어 달리는 즐거움을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것 또한 기술의 발전이다. 아무리 효율성의 시대라고 하더라도 성능에 대해서는 양보를 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21세기 들어 가솔린 엔진의 발전에 불을 붙인 것은 직분사 시스템이다. 가솔린에서 직분사는 FSI(Fuel Stratified Injection), 디젤에서는 TDI(Turbocharged Direct Injection )라고 표현한다. MPI방식은 터보차저와 상성이 맞지 않았었다. 타임래그와 열 문제 등으로 거리가 멀어졌었다. 그러던 것이 직분사시스템의 도입으로 다시 과급 시스템이 부상했다.
21세기의 터보차저 시스템은 디젤엔진에 먼저 채용되었다. 실린더 밖에서 연료와 공기를 혼합해 연소실 안으로 밀어 넣는 카뷰레터 또는 MPI 방식에 대 실린더 헤드 부분에 피에조 인젝터 등을 통해 연료를 직접 분사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한다. 폭스바겐은 여기에 터보차저 시스템을 조합한 것을 TFSI 또는 TSI라고 표기하다가 이제는 TSI로 통일해 표기하고 있다.
원래 TSI의 발상은 디젤엔진의 TDI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다시 말해 직접분사방식과 과급시스템을 고도로 제어함으로써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효율 좋은 연소시스템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연료를 실린더 내에 정확하고 정교하게 직접 분사함으로써 과급기의 이점을 충분히 발휘시키도록 했다. 이 이론은 디젤과 가솔린 공히 통용되는 것이다. 즉 TDI의 가솔린 버전이 TSI라고 해도 무방하다는 얘기이다.
직분사 시스템의 선구자에 대해서는 메르세데스 벤츠인가 폭스바겐인가하는 논란이 있다. 하지만 현대적인 개념의 직접 분사방식을 폭넓게 사용한 것은 폭스바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 논란은 별도로 여기에서는 폭스바겐의 가솔린 직접분사 엔진에 대해 알아 보자.
폭스바겐이 TSI을 처음 선 보인 것은 2004년이다. TSI 엔진의 특징은 직접분사방식과 과급시스템을 조합해 효율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처음 선 보인 것은 트윈차저였다. 터보차저와 수퍼차저를 동시에 사용했던 것이다. 그리고 2006년에는 트윈 차저를 빼고 대신 터보차저만을 사용한 싱글차저 시스템도 내놓았다. 구조적으로 단순해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싱글차저는 수퍼차저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토크를 높이기 위해 소구경의 효율 높은 터빈을 개발함과 동시에 배기포트를 짧게 해 과급효율을 높였다. 여기에 인터쿨러와 인테이크 매니폴드도 개발해 와류 흡기포트를 가진 실린더 헤드와 전용 인젝터 등도 채용하고 있다.
TSI 엔진은 1.2리터, 1.4리터, 1.8리터 그리고 2.0리터 엔진에서 104마력에서부터 270마력까지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으며 폴로에서부터 골프, 티구안, 시로코, 파사트 등 여러 모델에 탑재되어 판매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트윈차저는 하이라인, 싱글차저는 컴포트라인으로 그레이드 구분을 해서 라인업하고 있다. 싱글차저쪽이 출력이 약간 낮다. 오늘 시승하는 모델은 트윈차저 사양인 하이라인으로 160ps의 최고출력을 내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그로 인해 배기량은 1.6리터에서 1.4리터로 줄었으면서 실용 영역인 2,500rpm에서 토크가 42%, 1,500rpm에서는 66%가 증강되었다는 점이다. 종합적으로는 최고출력이 6%, 최대토크는 30%, 연비는 6%씩 각각 향상되었다. ‘최소의 연료로 최대의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2006년에 처음 소개된 TSI 엔진은 최신 엔진 트렌드인 ‘다운사이징’의 교과서로 여겨질 정도다. 폭스바겐은 미니밴인 샤란에 2.8리터 엔진 대신 이 1.4TSI엔진을 탑재할 정도이니 그 성능을 알 수 있다.
이산화탄소가 쇼장을 점령했던 2007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폭스바겐의 엔진은 더욱 빛났다. 골프에 탑재되는 1.4TSI 엔진의 당시 출력은 170ps, 140ps, 122ps 세 가지였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각각 174g/km(연비 13.6km/리터), 169g/km(연비 14.0km/리터), 140g/km(연비 16.9km/리터)로 현저히 개선되었다.
이 엔진의 성능을 극대화한 것은 2007년에 공개한 7단 DSG다. 6단 수동변속기를 베이스로 한 6단 DSG와 달리 7단 DSG는 전혀 새로운 설계로 되어 있다는 것이 폭스바겐측의 설명이다. 더불어 다단 변속기이지만 폴로와 같은 소형차에도 채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고 한다.
여기에 폭스바겐이 추구하고 있는 ‘배기량은 낮추면서 성능은 향상시킨다.’고 하는 전략이 실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4리터 직렬 4기통 TSI엔진과 6단 MT를 조합했을 때의 연비가 유럽 연합 모드로 100km 당 6.3리터인데 반해 7단 DSG를 조합하면 5.9리터로 5% 가량 향상되었다.
오늘날 기술 개발에 있어 5%라는 수치는 대단한 것이다. 효율성제고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이런 정도의 향상은 놀라운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폭스바겐은 블루모션을, BMW는 Efficient Dynamics 를 브랜드 이미지로 내 세웠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Blue Efficiency를 전면에 내 세우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거의 모든 메이커들이 환경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블루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폭스바겐의 1.4 TSI엔진은 각종 상을 휩쓸었다. 전세계 최고의 엔진을 선정해 시상하는 ‘올해의 엔진상(International Engine of the Year: 글로벌오토튜스 채영석 국장이 선정위원으로 참여)’에서 6년 아성의 BMW를 제치고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9년 최고의 그린엔진, 1.0~1.4 리터 부문에서는2005년부터는 6년 연속 최고의 엔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년에는 독일의 기술감리 기관인 TÜV Nord가 인증하고 수여하는 환경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목을 끄는 것은 7단 DSG다. 엔진의 성능을 충실하게 반영하기 위해서는 섀시와 트랜스미션 등 다른 부분도 개량도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폭스바겐은 1.4TSI에 7단 DSG를 조합하고 있다. 저 배기량에 다단 변속기의 조합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는 TSI의 엔진성능을 효율적으로 추출하고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며 쾌적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4리터 TSI에 조합되는 7단 변속기는 기존 6단이 습식인데 반해 건식이다. 습식을 사용한 것은 1,340kg이라는 차체 중량으로 인한 것도 있다. D세그먼트인 YF쏘나타가 1,410kg인 점을 고려하면 C세그먼트인 골프의 중량은 만만치 않다. 새로운 DSG의 가장 큰 특징은 오일 버스에 있는 웨트 클러치를 갖지 않은 건식 클러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토크 전달 효율이 높아지고 연비가 향상된 것이 가장 큰 이점. 또 트랜스미션 케이스 내의 오일 필터, 오일 쿨러도 필요하지 않아 오일량도 크게 줄었고 트랜스미션 자체가 가벼워지고 컴팩트해졌다는 점도 포인트다.
또 건식으로 함으로써 부드러운 작동성 문제가 대두되었으나 작동 제어를 보다 정밀하게 하고 컴팩트하게 설계함으로써 7단화를 실현하게 되었다. 이 7단 DSG의 허용 최대토크는 250Nm까지로 비교적 토크가 낮은 저 배기량 엔진과의 조합을 염두에 둔 것임을 알 수 있다. 앞으로는 두 가지 방식의 변속기를 엔진에 따라 구분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산 브랜드이면서 프리미엄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폭스바겐의 이런 행보는 일본의 혼다와 비교되며 여전히 다른 메이커들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어 있다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 핵심은 효율이다. 효율성(Efficiency) 은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기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내연기관의 개량을 통해 연료소모를 줄이고 변속기의 기술 향상을 통해 단 몇 %라도 효율성을 제고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의 전략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폭스바겐은 최근 TSI엔진과 DSG의 조합을 통해 성능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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