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미 자동차시장의 자동차 배기량 양극화 현상

서 우 진 2011. 8. 9. 02:27

 

자동차시장의 변함없는 양극화 현상

2001년 911테러사태 이후 패닉에 빠졌던 미국의 자동차시장이 다시 회복 기미를 보였을 때 먼저 기세를 올린 것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등 고가차였다. 2008년 금융위기의 극복설이 나오면서 다시 고가차는 양산 브랜드들에 비해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부채 문제로 세계 경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금융위기가 끝났다는 일부 주장이 허구였음이 드러났지만 지금까지는 적어도 시장은 상승세를 보였다. 소형화 되어가는 미국시장과 큰 폭으로 판매가 증가하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경쟁 상황을 정리해 본다. 


미국시장은 전통적으로 대 배기량차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1990년대에는 픽업트럭과 SUV의 판매가 급증했다. 자동차회사들은 수익성 높은 픽업 트럭과 SUV에 매진했다. 21세기 초까지도 그런 현상은 지속됐다. 2006년 기준 미국시장 베스트 셀러 10개 모델 중 픽업 트럭과 SUV 등 미국시장 기준 라이트 트럭으로 분류되는 모델들이 6개나 포진했었다.

판매대수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났다. 2006년 베스트 셀러 1위 모델 포드 F-150시리즈의 판매대수는 98만대에 달했다. 세단형 베스트 셀러 1위 토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는 40만대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미국시장의 특징을 알 수 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인한 석유가 고공행진과 2008년 금융위기로 시장이 변했다. 미국의 IHS 오토모티브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상반기 미국의 신차 판매에서 4기통의 점유율은 43%였다. 4기통이 가장 인기 있는 엔진이 된 것이다. 2005년에는 V6의 점유율이 43%였다. 4기통은 판매가 꾸준하게 늘어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절정에 달한 2009년에는 처음으로 V6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반면 V8은 V6보다 판매 감소가 더욱 심하다. 2005년의 경우 3대 중 1대는 V8이었지만 올해에는 6대 중 1대로 급감했다.

IHS 오토모티브의 집계에 따르면 4기통의 점유율은 2005년 26%, 2007년 31%, 2009년 40%, 2010년 43%로 꾸준히 높아진 반면 같은 기간 6기통은 43%, 40%, 36%, 37%로 감소하는 추세다. V8은 29%, 26%, 23%, 18%로 감소폭이 가장 크다.

대량 판매를 제외한다면 4기통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진다. J.D 파워는 소매 판매만 따졌을 때 4기통의 점유율은 절반 이상이라고 밝혔다. 2006년의 33%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4기통의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유가 상승과 연비 규제가 결정적이다. 메이커들은 새 연비 규제를 앞두고 어쩔 수 없이 4기통 모델을 많이 내놔야 하고 소비자도 고연비 모델을 찾고 있다.

전체 판매를 보더라도 중소형차의 비율이 많이 늘어났다.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2005년에는 소형과 중형의 판매 비율이 36%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44%까지 상승했다.

그런 가운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가장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가는 것은 아우디. 아우디의 2011년 상반기 글로벌 판매대수 전년 대비 17.7% 증가한65만 2,950대러 상반기 기중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시장별로는 유럽이 13.5% 증가한 38만 2,850대. 그중 독일은 15.7% 증가한 12만 5,091대. 유럽시장에서는 A1과 A7, 신형 A6 세단의 인기가 높았다.

이런 기세를 배경으로 아우디는 2015년 럭셔리 브랜드 1위를 목표로 설정했다. BMW를 추월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아우디의 글로벌 판매는 109만대, 2015년에는 150만대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BMW가 반격했다. BMW는 2016년까지 연간 신차 판매 2백만 대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또 2020년에는 250만대 이상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BMW의 2011년 상반기 누계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9.7% 증가한 83만 3,366대로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시장별로는 독일에서 10.6% 증가한 14만 9,786대, 미국 18% 증가한 14만 3,521대, 중국 61% 증가한 12만 1,614대, 브라질 69%, 러시아 31.6%, 인도 107.2%씩 각각 증가했다.

이번에는 다임러 그룹이 나섰다. 다임러 AG의 CEO 디터 제체는 BMW와 아우디보다 더 많은 판매대수와 수익을 내는 메이커라는 목표를 내 세웠다. 디터 재체는 BMW와 아우디의 성공이 메르세데스 벤츠에게는 좋은 자극제라며 전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분발을 호소했다.

디터 제체는 편지를 통해 경쟁 브랜드들의 성공은 일시적인 것으로 다임러의 뉴 모델들이 계속 출시되게 되면 그들보다 훨씬 앞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편지 말미에 하반기 더 공격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서 여름 휴가를 잘 보내 재 충전할 것을 권했다.

세 브랜드의 2011년 상반기 실적은 다음과 같다.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는 9.7 % 증가한 61만 531대. BMW 브랜드는 17.8% 증가한 68만 9,861대, 아우디 브랜드는 17.7% 증가한 65만 2,970대를 각각 판매했다.

물론 이들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판매 증가를 견인한 것은 소형 세그먼트까지 라인업을 확대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출처 : 오토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