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미국에서 현대차의 품질 평가

서 우 진 2012. 2. 23. 10:55

 

한국차 조롱하던 미국인들 웃음기 싹 가셨다

"한·미·일 車값·품질 차이 사라졌다"
90년대에는 "우주인 놀라게 하려면 우주선에 현대차 엠블럼 붙여라" 조롱
워싱턴포스트 평가… 현대·기아차 美 사회 전반에서 인정
현대차 100대당 불만수 98년 278 ----->올 125
품질경영으로 내구성 향상… 헐값에 팔렸던 쏘나타 등 이젠 제값받는 제품으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미국ㆍ일본 자동차 가격 및 품질의 차이가 사라졌다."
미국 언론이 한국차의 품질이 향상돼 미국ㆍ일본차와의 가격 격차가 사라졌다고 논평하는 등 현대ㆍ기아차의 품질이 미국 사회 전반에서 인정받고 있다.

2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제이디파워의 '2012년 내구품질조사(VDS)' 결과를 인용해 한국 차의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고 전했다.

제이디파워의 내구품질조사는 구매 이후 3년이 지난 차량을 대상으로 엔진ㆍ변속기ㆍ주행ㆍ조향 등 202개 세부항목에 대해 자동차 100대당 불만 건수를 점수화한 것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소비자 불만이 적다는 것을 뜻한다.

WP는 지난 1998년에는 현대자동차의 100대당 불만 건수가 평균 278건이었는데 2011년에는 132건으로 대폭 감소했고 올해는 125건까지 내려왔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이번 점수는 프리미엄을 제외한 일반 브랜드 가운데 4위다.

1990년대 말까지 미국에서 현대차는 '싸구려 차'의 대명사였다. 1998년 데이비드 레터맨쇼에서 "우주선 조종사를 깜짝 놀라게 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우주선 내부에 현대차 엠블럼을 붙이는 것"이라고 조롱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현대ㆍ기아차가 대대적인 품질 경영을 시작한 후 최근에는 '고장 없는 차'의 대명사인 일본차와 비교해도 내구성에서 밀리지 않고 가격 차이도 사라지고 있다는 게 WP의 평가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2001년 현대차 쏘나타, 도요타 캠리, GM 쉐보레 말리부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은 각각 1만4,999~1만8,324달러, 1만7,675~2만6,225달러, 1만7,150~1만9,410달러로 캠리가 압도적으로 비쌌고 쏘나타는 헐값에 팔렸다.

그러나 올해 가격은 쏘나타가 1만9,695~2만8,095달러이고 캠리가 2만1,955~2만9,845달러, 말리부가 2만2,110~3만200달러로 최저 가격과 최고 가격 모두 차이가 크게 줄었다.

준중형인 아반떼(미국명 엘란트라), 도요타 코롤라, 포드 포커스를 비교해도 2001년 가격은 각각 1만2,499~1만3,999달러, 1만2,568~1만3,383달러, 1만2,415~1만5,540달러였지만 2올해는 아반떼가 1만6,445달러부터 2만445달러로 코롤라(1만6,130~1만8,820달러)보다 오히려 비싸졌다.

현대차는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 내 신형 그랜저 판매 가격도 크게 올렸다. 구형이 2만5,495달러에서 3만달러 사이였지만 신형은 3만2,000달러로 정했다. 이는 한화로 최대 700만원가량 가격을 올린 것이다.

WP는 "중형차 선호 변화도 뚜렷해 과거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가 단연 인기였던 것이 최근에는 포드 퓨전, 닛산 알티마와 현대 쏘나타가 치고 올라오는 추세가 완연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확장'보다는 '제값 받기'에 치중할 계획이다.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사장은 지난달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올해는 일본 업계의 대대적인 할인 공세가 예상되지만 현대차는 올해도 제값 받기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경제신문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