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소나타 하이브리드 ,캠리 하이브리드 비교분석 (스크랩)

서 우 진 2013. 3. 13. 03:07

북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패밀리 세단계의 정석 토요타 토요타 캠리와 현대의 간판스타 쏘나타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조우했다. 부드럽고 강력하게 작동하는 캠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쏘나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만남은 결국 제로섬 게임으로 끝났다.

고급감을 많이 살린 쏘나타의 운전석. 빼곡히 들어선 버튼들과 재질이 캠리보다 뛰어나다

캠리의 투톤 컬러 인테리어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잘 짜인 실내와 조화를 이룬다

쏘나타는 연비와 관련된 다양한 그래픽이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주행 후 전기모터와 엔진의 비중도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캠리는 평균 연비와 최고 연비를 나타내는 디스플레이는 경제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 트립미터 기능을 모니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는 쏘나타의 뒷자리. 센터터널이 낮은 게 특징

쏘나타는 레그룸을 구형보다 15mm나 키워 광활한 뒷자리를 확보했다

캠리는 레그룸을 구형보다 15mm나 키워 광활한 뒷자리를 확보했다

캠리는 하이브리드 구성품을 소형화한 결과 트렁크 용량을 450L로 확대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조금 거친 맛도 있지만 든든한 승차감이 일품이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부드럽고 정숙하며 유연하게 움직인다

쏘나타는 연료를 가득 채우면 880km 이상을 탈 수 있다

캠리는 같은 구간에서 17.4km/L를 찍었다

150마력 2.0L 엔진과 41마력 전기모터를 사용해 총 191마력의 출력을 발생하는 쏘나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158마력 2.5L 엔진과 143마력 전기모터를 사용해 총 203마력의 출력을 발생하는 캠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Prologue
중형 세단과 하이브리드. 요즘처럼 고유가 시대에 이상적인 조합의 차다. 한둘이 타기에는 부담스러운 중형 하이브리드카지만 큰 차를 좋아하는 북미 시장을 고려하면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큰 차, 조용한 차, 연비 높은 차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은 북미 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중형 하이브리드카는 주유소 방문횟수를 줄일 수 있고 환경을 생각하는 자부심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요란한 쏘나타 vs 수수한 캠리
쏘나타와 캠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본격 비교하기에 앞서 우선 쏘나타와 캠리의 디자인부터 살펴보았다. 쏘나타는 일반(가솔린) 모델과 겉모습에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캠리는 가솔린 모델과의 차이를 거의 찾을 수 없다. 쏘나타 디자인은 현대의 디자인 언어 ‘플루이딕 스컬프처’로 다듬어져 상당히 역동적이다. 무척 튀는 스타일로 쏘나타만의 개성을 서서히 구축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역시 현대의 아이덴티티가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기존 헥사고날 그릴을 과감히 키워 또 다른 변화를 주었다. 앞모습만 본다면 서로 다른 모델이라고 생각할 정도. 일반 쏘나타와 차이를 둬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하이브리드 구매자를 배려한 것으로 조금 과장하자면 십 리 밖에서도 일반 쏘나타와 확연히 구분이 된다.
어디 그뿐인가. 전용 블루 컬러 로고, 새롭게 디자인된 앞 범퍼, 그 안에 DRL과 안개등이 멋지게 박혔다. 내친김에 에어댐과 에어스커트를 덧댔고 휠도 공력특성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차별화했다. 리어램프는 클리어 타입으로 마치 생명체가 꿈틀거리듯 3차원의 빛을 발산한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이렇게 완성됐다.
반면 캠리 하이브리드는 일반 모델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 오랜 세월 하이브리드카를 만들어온 여유가 느껴진다. 프리우스 같은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 있기 때문에 굳이 패밀리 세단 캠리로 부산을 떨 이유가 없지 않았을까. 캠리 자체가 토요타의 또 다른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캠리의 디자인 키워드는 합리성을 강조한 래셔널 테크 다이나미즘(rational tech-dynamism). 애당초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고려한 에어로 코너 디자인으로 공력 특성을 높였다. 크롬이 번쩍이는 앞모습은 자칫 구시대의 유물 같지만 미국 태생임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쏘나타와 캠리의 디자인으로 우열을 가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지만, 분명한 것은 현대가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점이고, 차세대 쏘나타는 캠리처럼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Y와 T자 대시보드의 매력
쏘나타는 화려한 외관과 달리 실내는 일반 모델과 차이가 없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부드러운 곡선이 강조된 Y자 형상이다. 메탈트림을 사용해 하이테크 이미지를 살려 굳이 손을 보지 않아도 하이브리드 컨셉트와 어우러진다. 센터페시아에 촘촘히 들어선 버튼들은 유럽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 재질도 상당히 고급스러워 가히 동급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타코미터의 역할을 대신하는 에코 가이드 게이지는 주행조건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의 부하상태를 또렷이 보여준다. 모니터 바로 아래에 내비게이션을 작동할 때 자주 사용하는 버튼들을 별도로 만들어 놓았다.
쏘나타와 대조적으로 캠리의 인테리어는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운전석과 동반석이 T자 형태를 이룬다. 가죽으로 감싼 것처럼 눈속임한 대시보드는 안정감을 주지만 다소 투박한 느낌이 든다. 센터페시아 버튼의 수가 쏘나타보다 훨씬 적다. 꼭 필요한 버튼만 있어 처음 차에 오른 사람도 익숙하다. 센터페시아 하단 무릎 닿는 부분에 가죽을 덧대 운전할 때 무릎 부위를 지지하도록 한 것도 인상적이다. 다만 플라스틱 재질이 싸 보이는 것은 옥에 티. 3개의 원이 겹친 옵티트론 계기판은 블루와 화이트 컬러가 조화를 이뤄 시인성이 높지만 풀 컬러 TFT-LCD 방식의 쏘나타와 비교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실내공간은 큰 차이 없어
패밀리 세단은 말 그대로 한 가족을 위한 차이기 때문에 넉넉한 실내공간은 빼놓은 수 없는 체크 포인트. 쏘나타와 캠리의 크기는 큰 차이가 없다. 제원으로는 전체적으로 쏘나타가 조금 더 길고, 더 넓다. 하지만 쏘나타는 쿠페 스타일의 루프 라인으로 인해 뒷자리 헤드룸이 조금 낮아 거구가 앉으면 머리공간이 타이트할 것 같다. 시동을 끄면 운전석 시트가 자동으로 뒤로 물러나 승하차가 쉽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유럽차 느낌의 시트는 착좌감이 단단해 안락성을 강조한 캠리와 대조적이다.
캠리의 앞뒤 헤드룸은 거의 차이가 없어 뒤에 않았을 때에도 앞에 앉은 것처럼 여유롭다. 구형의 차체 길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트백을 얇게 줄이고 센터콘솔 후면 형상을 효과적으로 설계해 실내공간을 늘렸다. 가죽시트는 쿠션과 시트백에 알칸타라를 써 앉았을 때 미끄럼을 줄였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6:4 분할시트를 채택해 제법 큰 짐을 실을 수 있는 트렁크도 매력. 실내공간과 트렁크공간에선 캠리가 쏘나타를 조금 앞선다.

서로 다른 파워트레인
하이브리드카는 두 개 이상의 동력 시스템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배터리 용량과 전기모터의 출력을 높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가 나오지만 대부분의 하이브리드카는 아직도 엔진의 비중이 높다.
쏘나타와 캠리는 각각 2.0L, 2.5L 고팽창비 앳킨슨 가솔린 엔진을 얹는다. 쏘나타는 2.0L 150마력 누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사이에 30kW 전기모터와 엔진 클러치를 장착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데, 토크컨버터를 대신하는 엔진 클러치를 사용한 간단한 구조가 장점이다. 출발은 전기모터만 사용하는 EV 모드로 시작한다. 시속 30~40km까지 천천히 가속하면 엔진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도심 정체 구간에서는 엔진을 멈추고 EV 모드만으로 달릴 수 있다.
액셀에 힘을 주면 비로소 엔진이 작동하며 우직한 힘을 바퀴에 전달한다. 엔진 클러치가 연결되는 순간 작은 충격이 전해진다. 구조상 캠리보다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속도와 주행조건에 따라 엔진과 모터를 동시에 사용한다. 시속 80~90km에서 정속 주행을 할 때도 가끔 EV 모드가 작동해 연비를 높인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기어를 수동 모드로 전환해 감속하면 엔진이 멈추고 회생제동이 시작되며 배터리를 충전한다. 배터리 용량이 캠리보다 작아 배터리 소모가 빠르다.
캠리는 쏘나타보다 복잡한 혼합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동력을 자유롭게 나누고 합칠 수 있는 방식이다. 캠리의 엔진은 쏘나타보다 조금 큰 158마력 2.5L 앳킨슨 가솔린 엔진. 전기모터 역시 143마력으로 쏘나타보다 용량이 크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비중이 쏘나타보다 더 커 EV 모드로 더 오랫동안 달릴 수 있다. 또한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용량 자체가 쏘나타보다 커 EV 모드에서 쏘나타보다 더 강하고 부드럽다.
출발하면 전철을 탔을 때 들을 수 있는 ‘윙~’ 하는 전기모터 소리가 실내에 스며든다. 회전에 따라 출력을 높이는 엔진과 달리 전기모터는 작동부터 최대토크가 나오는 특성이 있다. 쏘나타와 다르게 무단 변속기와 물려 강하지만 부드럽게 움직인다. 전기모터의 출력이 높은 만큼 반응도 빠르다. 배기량도 더 커서 쏘나타보다 가속감이 좋다.
쏘나타의 스티어링은 평균적으로 가벼워 민감한 편이다. 뒤에 붙은 배터리 덕에 가솔린차보다 묵직한 느낌이 든다. 든든한 승차감도 쏘나타의 자랑거리. 묵직한 느낌은 유럽차 감각과 비슷하다. 핸들링과 승차감을 적절히 타협한 결과다. 다만 모터구동 스티어링 시스템은 아직까지 거칠다. 탄력감이 부족하고 복원성능도 떨어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캠리의 스티어링은 낮은 속도에선 쏘나타보다 가볍지만 주행 중에는 안정감이 돋보인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핸들링과 승차감으로 일관된 동작을 보인다. 캠리는 쏘나타보다 조금 무른 서스펜션이다. 핸들링이 약간 무디지만 조향시 거동은 안정적이다. 오랜 세월 캠리가 사랑받는 이유다. 특별히 뛰어난 것도 없지만 모난 데도 없는 무난한 패밀리 세단이다.

Epilogue
쏘나타와 캠리는 경쟁이 치열한 북미 시장에서 살아남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패밀리카다. 한때 쏘나타가 캠리를 벤치마킹한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두 차는 기술격차가 거의 없을 만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캠리 하이브리드를 비교해 보니 역시 하이브리드의 본가 토요타에서 나온 캠리의 파워트레인이 인상적이다. 전기모터의 출력과 배터리 용량이 더 크고 혼합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덕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정숙하고 부드러웠다. 반면 쏘나타는 아직 완전히 숙성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아니지만 짧은 시간 동안 토요타에 필적할 만큼 성장했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오히려 독창적인 디자인, 유럽차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고급감과 승차감은 캠리가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이번 비교시승 결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는 캠리가, 그 외의 부분에서는 쏘나타가 인상적이었다. 캠리와 쏘나타, 두 대의 하이브리드 패밀리 세단의 비교는 마치 이득과 손실의 총합이 ‘0’이 되는 제로섬 게임 같았다.



 

< 스크랩 출처 : 자동차 생활 >